그리스인 조르바, 5월 정기시음회 - 전통주 yum yum :v

새마을시장 뒤쪽 주택단지 사이에 위치해 있는 작은 술집 <그리스인 조르바>

원래는 힘든 시기에 퇴근길 혼술할 수 있는 술집을 찾아 보다가 발견한 곳인데,
이곳에서 시음회도 정기적으로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주인분들이 갖고 있는 술에 대한 지식과 애정에 반해서 바로 즐겨찾기 추가.
틈틈히 지켜보다가 드디어 뜬 5월 정기 시음회 공지를 보자바자 친구에게 연락해서 바로 신청했다 :>

이건 그냥 잡썰인데, 와인 정보 찾다보면 여기저기서 주최하는 시음회나 행사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보통 월에 1~2회 정도 맘에 드는 걸로 신청해서 참석하는데 (자주갈 땐 주에 1~2회도)
술도 공부하고 마시면 그 맛이 또 달라서, 이제는 그냥 술 마시는 모임보다 시음회나 강연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위스키, 와인 시음회는 가봤는데 전통주 시음회는 또 처음... 신기한 마음 반, 기대하는 마음 반.

생각보다 뒷골목에 숨어서 자리잡은 가게.
소품들이 다 귀엽고 아기자기, 아늑하다.

5월 27일 토요일 오후 낮술. 열 명이 안 되는 인원으로 진행되어서
설명도 집중도 있게 잘 들을 수 있었고 맛도 하나하나 천천히 느끼면서 즐길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제조방식과 특징에 따라 총 세 파트로 나눠서 진행이 되었는데,
가장 먼저 탁주, 그리고 청주와 과일주, 증류주를 시음하는 순서.

part1. 전통주의 정의와 빚는 방법 -탁주 시음
part2. 전통주에 관한 재미있는 규제와 지원들 -청주, 과일주 시음
part3. 전통주를 바라 보는 새로운 시선 -증류주 시음 
 

첫 번째 파트인 탁주 시음은 소라&미나리 냉채와 뢰스티를 안주로.
 

달달한 바닐라향이 첨가된 요구르트를 마시는 기분!
술 좋아하지 않거나 못마시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맛.
탁주를 오랜만에 마셔서 그런가 나는 맘에 들었다... 애기입맛 다 됐음..


그리고 두 번째로 마신 송명섭 막걸리.
당도가 전혀 없어 막걸리계의 아메리카노라 불린다고 한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는데 누룩의 맛에 집중되어 뻑뻑한 식감과 맛이 청국장 가루를 풀어서 마신 느낌.. 의외로 맛은 밋밋했다.

그리고 세 번쨰로 마신 금정산성 막걸리.
박 전 대통령(아빠)의 애주로 유명해졌다고 하는데, 되게 새콤한 과일맛이 느껴져서 되게 의외였다.
맛과 달리 향은 애기 우유 냄새 같기도 하고 이것도 누룩의 맛이 많이 나고 가루 질감의 뻑뻑함이 입과 목구멍에 낀다.

샴페인 잔에 따라 주신 이화백주.
고급화된 프리미엄 막걸리인데, 탁주 중에선 이게 가장 맛있었다.
인공감미료도 안 들어갔다고 하는데 적당한 당도가 느껴졌다. 자연발효생성된 탄산이 재미있고, 얘도 요거트처럼 묽은 질감.
직접 오픈하는 걸 시연해주셨는데, 아무나 못하겠더라.. 행사있을 때 하나 가지고 가면 재미있을 듯.


두 번째 파트는 청주와 과일주.
같이 나온 음식은 토마토피클 샐러드와 쭈꾸미 볶음이었다.

음식이 넘 맛있어서 술보다 자꾸 음식을 기다리게 되는 부작용이ㅋㅋㅋㅋㅋㅋ


솔송주 - 경남 함양의 솔송주. 아침에 어떤 기사에서 봤는데, 옛날에는 술 하면 좌안동 우함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알아주는 술이라고. 대나무술인 죽력에 솔향을 첨가한 거라고 했던 것 같은데 마시고 나니 입 안에 단맛이 살짝 감돌았다. 마치 중국 빼갈을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이라 기름진 음식이 생각난다. 메모장에 '어른의 맛, 아빠술, 종이 냄새'라고 적어 두었는데 옛날에 독주 좋아하던 시절의 내가 더 좋아할 것 같은 술이었다.


매실원주 - 딱 한 여름밤에 마시기 좋은 술. 맛있는 매실원액에 꿀을 넣고 술을 섞은 칵테일 같은 느낌이라 일본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다. 투명한 위스키 잔에 얼음 한 두개 띄워서 먹으면 딱!
복숭아와인 - 향이 정말 좋았다. 잘 익은 달달한 황도향에 새콤한 맛과 향긋함이 동시에. 이날 마신 것 중에 최고였다. 좀 덜 달고 향에 집중해서 꼬달리게 길게 간다면 와인 좋아하는 분들도 즐겨 찾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르 깔롱 - 깔롱 세귀르 같은 데서 착안된 이름인가 했더니, '깔롱지다'는 부산말에서 착안된 이름이었다. 병에 해골이 새겨져 있는 아주 재미있는 술인데, 밑에 버튼을 누르면 불이 번쩍번쩍 들어오는 클럽용으로 만든 전통주. 코코넛향과 멜론 맛. 얼음과 사이다를 타서니 캔디바와 뽕따 아이스크림 맛ㅎㅎㅎ


세 번째 파트는 무시무시한 도수들이 기다리고 있는 증류주 시음.
대구탕과 수박 화채가 안주로 세팅되었다.


황금보리 - 증류소주인데 걍 꿀꺽 마셔버렸는데 임팩트가 없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고 메모장에도 써둔 게 없다...

문경바람 - 전에 맛있게 마셨던 오미자와인 '오미로제'와 같은 양조장에서 나오는 술인데, 예전에 와인박람회에서 같이 시음해 봤던 그 사과 증류수다! 사과향이 살짝 스친 것 같기도.. 문경.. 고향의 맛.. 무려 40%.

담솔 - 증류해서 만든 솔송주인데, 넘 독해서 목구멍으로 넘기기 힘들 정도였다. 이것도 함양의 전통주.

대장부 - 청하를 증류한 소주. 25도인데 고량주나 사케 느낌이 난다. '누룩'이 아닌 '국'을 써서 그렇다고 하는데 나는 사케를 싫어해서 그런가 비릿함이 싫었다. 의외로 밋밋한 맛.

타미앙스 - 르 깔롱과 같은 양조장에서 나왔다. 양조가가 추구하는 바를 알겠다. 도수는 40도. 남도 전통술인데 꼭 양주같은 병에 담았다. 이것도 별로 내 스타일이 아니었음...

전통주 전문교육을 받고, 주류회사에서 일하셨다는 점주님(!)이 직접 고른 술을
그 술에 대한 이야기들과 다 년간의 경험에서 나오는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들려주면서 
(주류 회사에서 일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 정말 궁금하다.)
마리아주가 환상적인 안주들에 곁들여 맛있게, 재미있게 마실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전통주는 또 이렇게나 세계가 다양하고 재미있고 맛도 있구나, 하고 깨달았다.
흔히 구하기 힘든 술들이 많았는데 한 자리에서 이것 저것 여러 종류로 마셔볼 수 있어서 그게 가장 좋았고.


★ 이글루스 메인에 떴다!! 신기해!!!




덧글

  • 희나람 2017/06/01 14:56 # 답글

    우와... 전통주에 관심이 많거든요.
    시음회 언제언제 하나요?
  • 토리 2017/06/02 14:31 #

    날을 딱 정해두고 하는 것 같진 않아요~ 저도 인스타그램 계속 눈팅하다가 알게 됐어요ㅎㅎ 달마다 주종이나 컨셉도 다 바뀌는 것 같구요.
  • 2017/08/10 12:4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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